몸무게가 무려 800kg에 달하는 초대형 사슴이 있다. 800kg이라는 체중은 70kg기준 성인 남성 11명의 체중과 맞먹는 엄청난 거구다. 참고로 소를 도축할 때 500~600kg 정도이니 이 사슴의 덩치는 입이 떡 벌어지게 하기에 충분하다.
말코손바닥사슴의 주된 서식지는 북극권으로 스칸디나비아반도, 시베리아, 몽골 일부와 알래스카 등이다. 그런데 이 사슴을 부르는 명칭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북구권, 러시아, 몽골에서는 엘크라고 부르지만, 미국과 캐나다 같은 북미권에서는 간단하게 무스라고 한다.
< 사진 촬영에 화가난 무스, 이런 거대 사슴을 사냥하는 것이 노르위전 엘크 하운드다, 사진: 위키피디아(영어판) >
미국과 캐나다에서 엘크라고 부르는 사슴은 체중 400kg 내외의 와피티사슴이다. 와피티사슴은 말코손바닥사슴과는 전혀 다른 종으로 외모나 체구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말코손바닥사슴과 와피티사슴은 종분류 체계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두 사슴은 사슴과까지는 같지만 속에서부터 다른 길을 간다. 말코손바닥사슴은 말코손바닥사슴속-말코손바닥사슴종인데 비해, 와피티사슴은 사슴속-와피티사슴종이다.
우리나라 양록농장에서 키우는 엘크도 말코손바닥사슴이 아닌 와피티사슴이다. 소바다 약간 작은 크기인 와피티사슴은 녹용생산량도 엄청나다. 과거 양록농가들이 키웠던 꽃사슴에 보다 열배나 많은 연간 40kg을 생산한다.
< 북미에서 엘크라고 부르는 와피티사슴 >
말코손바닥사슴의 주요 서식지인 노르웨이에서는 이 거대 사슴을 사냥하기 위한 사냥개가 있다. 노르웨이의 거대 사슴 엘크 사냥개라는 뜻의 이름인 ‘노르위전 엘크 하운드’(Norweigian Elkhound)는 유럽 최북단 노르웨이의 모진 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다.
< 노르위전 엘크하운드, 사진: 위키피디아(영어판) >
이 개의 이름에 하운드라는 단어가 붙었지만 블러드 하운드 같은 후각형 하운드 계열의 개는 전혀 아니다. 노르위전 엘크하운드의 외모를 보면 알겠지만 이 개는 시베리안 허스키, 피니시 스피츠 같은 북방 스피츠의 피가 흐르고 있다.
노르위전 엘크하운드는 히딩크 감독이 좋아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겨울이 긴 북구의 특성상 이 개는 시베리안 허스키 같이 개썰매를 끌어주는 유용한 교통수단의 역할을 한다. 노르위전 엘크하운드는 극지 유목민의 생존수단인 순록을 치는데도 많은 역할을 한다. 주인과 함께 순록을 몰기도 하며 곰이나 늑대 같은 맹수들로부터 순록을 지키기도 한다.
< 북극권 유목민들의 생존 수간 순록, 국립생태원에서 촬영 >
그런데 여기서 노르위전 엘크하운드의 역할이 끝나지 않는다. 이 개는 이름에 나와 있는데로 사슴을 잡는 사냥개다. 이 개는 그레이 하운드 같이 빠른 발로 거대 사슴을 제압하지는 못한다.
대신 노르위전 엘크하운드는 사슴의 흔적을 찾아서 추격하여 주인인 사람이 거대 사슴을 잡을 수 있도록 몰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노르위전 엘크하운드는 일종의 몰이꾼 역할을 하는 것이지 직접 거대 사슴을 공격하지는 않는다. 이 개의 체구는 불과 20kg을 조금 넘는 수준이어서 자기 체중의 40배나 되는 거구를 공격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노르위전 엘크하운드의 공격성은 다른 사냥개나 썰매개보다 높지 않다고 평가된다. 즉 가정에서 애견, 집을 지키는 번견으로도 적합하며 아이들과도 잘 지내는 개이기도 하다.




























